멸종에 관한 단상
한영옥(1950-)
팽창하며 멀어져 간 것들
더 빠르게 멀어져 가고 있지만
튀어나갈 바깥은 없다
물처럼 흘러가는 욕망
흐르면서 더욱 흘러가지만
넘쳐 날 바깥은 없다
안에서만 무참하게 벌어진다
제 발가락 문 채로
제 발가락에 홀려 있다
침 묻은 발 냄새만 가득하다
아무도 문 열지 않고
누구도 질식하지 않자
몇몇 순결한 種들이 튀어 올라
푹푹 썪어가며 가뿐히 계보를 거둔다.
(멸종 앞에 놓인 가시연꽃이라니! .......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