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시연꽃

제비꽃2 2011. 9. 24. 09:10

 

 

 

멸종에 관한 단상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 한영옥(1950-)

 

 

팽창하며 멀어져 간 것들

 

더 빠르게 멀어져 가고 있지만

 

튀어나갈 바깥은 없다

 

물처럼 흘러가는 욕망

 

흐르면서 더욱 흘러가지만

 

넘쳐 날 바깥은 없다

 

안에서만 무참하게 벌어진다

 

제 발가락 문 채로

 

제 발가락에 홀려 있다

 

침 묻은 발 냄새만 가득하다

 

아무도 문 열지 않고

 

누구도 질식하지 않자

 

몇몇 순결한 種들이 튀어 올라

 

푹푹 썪어가며 가뿐히 계보를 거둔다.

 

 

(멸종 앞에 놓인 가시연꽃이라니! .......)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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