메타세콰이어

제비꽃2 2011. 9. 22. 09:43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메타세콰이어

 

           정한아(1975-   )

 

 

그의 몸은 그의 제복이다

 

한 세월 연대한 채 뿌리로 오래 행진한다

 

좋겠다 그는

 

자기의 몸이 자기라서

 

매일  바꿔 입는 나의 의복은

 

툭하면 달아나는 나의 천성과 닮았지

 

샘이 나 한자리에 발을 묻고 싶지만

 

다프네의 딱딱한 입술은 비극이네

 

아무 말이나 할 수 있었을지 몰라

 

혓바닥을 가진 나는

 

그러나 지금은 그의 계절이므로

 

펼쳐진 절도 앞에 숙연하다

 

나의 발바닥은 똥개의 발바닥처럼

 

아무데나 갈 수도 있을 테지만

 

황금 바늘 비 쏟아지는 강서구청 앞길에서

 

두 다리를 주저앉히는 겨울 아침

 

어떻게 그가 여기에 있는가

 

어떻게 그가 지금 있는가

 

공룡들의 멸망을 목도하고서

 

공룡들의 멸망을 목도하고서

 

그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두렵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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