감나무에서 감잎 지는 사정을

제비꽃2 2011. 10. 1. 09:30

 

 

 

 

 

감나무에서 감잎 지는 사정을

 

 

오태환(1960-   )

 

 

감나무에서 감잎 지는 사정을

 

말해서 무엇하리

 

 

하, 몸의 귀 지천으로 창궐터니

 

귓불마다 진사( 辰砂) 무늬 철화( 鐵華 )무늬로

 

가생이를 두르며 쟁강쟁강 잉걸불 켜더니

 

참지 못하고

 

참지 못하고

 

지네들끼리 저 지경으로 붐비며 지는

 

사정을 더 말해 무엇하리

 

아슴아슴 꿈으로나 재우는

 

내 어린 첫사랑쯤 들키건 말건

 

검은 가지 곁가지 어름마다

 

하필이면 제일 깊고 투명한 하늘을 골라

 

무슨 참 독하기도 한 각운(脚韻)처럼

 

툭! 툭! 당기며 끊는

 

자네들 사정이야 말해 무엇하리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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