도라지꽃

제비꽃2 2011. 9. 29. 09:19

 

 

 

 

 

도라지꽃

 

 

정한용(1958- )

 

 

흰 꽃이 피었습니다.

 

보라 꽃도 덩달아 피었습니다

 

할미가 가꾼 손바닥만한 뒤 터에

 

꽃들이 화들짝 피었습니다

 

몸은 땅에 묻혀 거름이 되고

 

하얀 옷깃이 바람에 흔들립니다

 

무더기로 손 쓸립니다

 

수년 전 먼저 길 떠난 내자(內子)를 여름빛으로 만나

 

한참을 혼자 바라보던 할애비도

 

슬며시 보랏빛

 

물이 듭니다